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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 메가트렌드와 한반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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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0회 작성일 22-12-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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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전,국립외교원장)-제1531회 2021.10.1.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민주주의, 시장자본주의, 팍스아메리카로 구분할 수 있었으나 시대가 흐르면서 민주주의는 훼손되고 극우민족주의와 권위주의로 확산되었으며, 시장자본주의는 극단적인 빈부격차와 중산층이 붕괴로, 팍스아메리카나는 지정학의 부활과 강대국 힘의 정치인 미-중 패권경쟁으로 갈등은 심화되고 우리의 경제.안보 딜레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갈림길에 선 한반도 평화에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카드이다.

요즘 가장 큰 화두는 미중 경쟁과 코로나 같다. 지난 한 30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91년 12월 26일에 소련이 붕괴가 됐다 이것은 2차 대전 이후에 긴 냉전이라는 시기를 지나고 그것을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30년부터 지금까지를 보면 중요한 사건들이 있다. 당연히 이 세계는 미국이 완전히 지배하는 세계였다.

물론 과연 과거에 소련이 미국에 필적할 만한가라는 의문은 항상 있었다. 그냥 핵무기라든지 이념이라든지 사회주의 이념 정도에서 대결 구도였지. 경제력이나 이런 것들에 비하면 과연 미국에 필적하지는 않지만 세계가 양분되었다. 미국이 압도한다고 하지만 몇 가지 변화들이 있다. 첫 번째가 미국의 인식에 엄청난 영향을 준 트라우마적 사건, 9.11 테러 사건이 20년 전이다. 힘의 상징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펜타곤과 경제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역 빌딩이 테러리스트한테 당하게 됐다. 

미국의 국력에는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미국 사람들의 인식에 엄청난 흔적을 남기게 된다. 외교 분야에서는 소련이 사라진 다음에 평화가 아니라 다시 적이 만들어지고 전쟁을 하는, 아무리 강해도 평화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통해 그들을 미국의 적으로 삼았지만 아프칸에서의 철수라는 또 하나의 외교적 실패로 귀결된다. 

그다음에 2008년 금융위기이다. 이 금융위기는 테러와는 또 달리 미국식 경제, 우리가 말하는 자본주의 경제가 아주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이게 된다. 

리먼 브라더스가 40%의 수익률을 추구하다가 부도가 났다. 그것이 전 세계에 파장이 됐는데 신기하게도 그리고 그때부터 미국이 중국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그 충격을 흡수한 거나 마찬가지여서 미국은 고맙기도 하면서 중국의 위력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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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흔들리고 있다

2016년 드디어 미국이 자국 이기주의로 돌아선다. 그전까지는 미국이 세계에 경찰의 역할을 하고 세계 질서를 미국이 같이 협력하면서 가져갔는데 2016년에 트럼프는 더 이상 안 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했고 미국식 이기주의를 대놓고 주장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전체를 하나로 만들어 가던 그 움직임을 영국이 되돌아서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 결정을 했다. 신기하게도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일어났다. 그동안의 미국을 중심으로 협력화된 질서가 흔들리고 있고, 흔들리는 실체는 자국 이기주의로 많은 세계 국가들이 협력보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가는 것이다.

지금도 겪고 있는 코로나는 인류에 대한 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전염병이 이렇게 빨리 퍼질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이끌었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하나의 고속도로 역할을 한 것이다. WHO라는 국제기구를 통해서 같이 대처해야 해결할 수 있다. 백신 이기주의가 등장하고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의 원인에 대해 서로 남의 탓을 하는 방식으로 해결 할 수 없다.

미국은 선거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혼자 가겠다는 사람을 상징한다.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자국 이기주의로 보호무역을 하고 중국을 때리고 국제기구를 무시한다면 어떻게 될가요. 트럼프가 얘기한 것은 페어트레이드, 공정무역이라고 얘기했는데 따지고 보면 보호무역이다.

이번 민주당의 바이든은 옛날의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을 선언했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이 91년부터, 사실 2차 대전부터 이어오던 국제협력은 세 가지에 기반하고 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세 번째는 팍스 아메리카이다. 나름대로 정당성을 얻어서 세계를 이끌어갔는데 이 세 가지가 다 흔들린 것이다.

그 흔들리는 현상 중에 하나가 트럼프의 등장이다. 첫 번째는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 분명히 선거에서 당선이 됐는데 포퓰리즘이나 굉장히 선동 과정인 리더들이 많다. 가까이는 필리핀에 두타르테, 터키의 에르도안,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미국의 트럼프,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아베가 그런 인물이었다. 미국이 추구했던 질서와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2008년에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소득 격차이다. 빈부 격차 이것 역시 한국뿐만 아니라 제3세계는 물론 전 세계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걸 해결하자고 하니 마땅한 대안이 없다

세 번째는 그동안은 미국이 압도적이었는데 이제 중국이 등장하면서 미중 갈등이 일어났다. 2차 대전 이후에 안정적인 국제 질서가 근본부터 다 흔들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아직도 각축하고 있고 다음 질서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가지는 앞으로 당분간 없을 것 같다.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거나,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거나, 미국과 중국이 친해지거나 하는 이 세 가지는 앞으로 수십 년간 불가능하다고 본다. 서로 각축하면서 세계를 엄청난 스트레스로 몰아갈 것이다. 전쟁을 하면 다 죽는 걸 알기 때문에 미중은 무력 충돌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주변 국가에게 스트레스를 줄 것은 확실하다.

한국에서는 교수신문이 연초에 4자성어로 한해를 예측하는데 옥스포드는 한 해를 지나고 나서 마지막에 그 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뽑는다. 2016년에 탈진실이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가 우리한테 주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 진실보다는 입장, 사실보다는 의견, 팩트보다는 페이크, 요즘 팩트 체크라고 해서 뉴스조차도 가짜 뉴스를 가려내야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세 가지 문제점 중에 미중 경쟁에 대해서 미국의 국무장관 토니 블린켄이 등장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보느냐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트럼프는 중국을 적으로 완전히 규정하고 25%의 관세를 때릴 정도로 일방적으로 중국을 몰아붙였다.

세 가지는 경쟁 관계, 협력 관계, 대적 관계이다. 과거의 소련은 적이었고 트럼프가 중국을 다루는 방법은 적이라는 1차원적이었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중국은 미국과 너무 많이 얽혀 있다.

국제기구나 협력 질서를 회복하겠다, 인권 민주주의를 중시하겠다, 그리고 동맹 관계를 중시하겠다,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 등 이런 것들을 우리가 봐왔던 미국이다.

기본적인 미국의 리더십이 바로 이거였는데 중국 때리기가 트럼프 때부터 바이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구조적이다. 중국은 때릴수록 미국도 피를 흘려야 된다는 뜻이다. 미국의 정책가들은 쓸데없이 아프칸하고 이라크 전쟁에 말려들어서 중국을 견제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이게 미국의 강경한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남북관계의 당사자는 누구인가

미국은 지금 중국을 잡지 않으면 결코 중국을 견제할 자신없다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국제기구 규범을 중요시하는 바이든조차 국내 여론. 그리고 전략가들의 위협 인식이 합쳐지면서 중국 때리기는 계속 갈 것이다. 국제 질서의 판도 자체가 움직이는 경쟁을 하고 있다. 이거는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 가장 많이 가장 불균형적으로 되어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의존하고 있으면서 군사안보적으로는 미국과 상당히 고도의 동맹관계이다. 혈맹이라고 부를 만큼 우리가 제일 힘든 건 맞지만 전 세계가 그렇게 끼어 있다. 이 말은 우리한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런 국가들과 연대해서 미중의 경쟁에서 살아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아시아이다. 아직까지 중국 스스로도 .미국을 대항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런데 아시아는 자기의 앞마당이다. 통화나 무역이나 체제나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는 영역이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영역은 가지 지점에서 미국과 중국이 부딪힐 수 있다. 한반도, 동중국해, 대만 양안 그리고 남중국해이다.

미국은 어떻게든.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을 저기다가 묶어 포위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방법이다. 실제로 지정학적으로 네 가지 중에 제일 공포스러운 것은 역시 대만이다. 그런데 대만은 미국도 알고 중국도 알고 있다. 타이완을 건드리면 끝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것보다는 훨씬 더 활용도가 높은 곳이 한반도이다.

우리가 전체 총무역의 흑자를 내는 것은 중국 때문이다. 25%에서 30%를 오가는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하루아침에 끊을 수 없다. 그래서 베트남으로, 아세안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길게 봐야 한다.

중국의 방식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 번째는 쌍순환이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 이전은 내수 중심 내순환이었다. 오픈 이후에는 외순환 무역을 중심으로 중국이 성장을 했다. 지금은 이 두 가지 무역 규제를 하면 내수로 돌린다. 여전히 이 두 가지를 합치면 미국의 파상 공세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은 중국의 새로운 돌파구이다. 지금은 미국이 원천 기술도 가지고 있고 미국의 플랫폼 위에서 중국이 장사를 하다 보니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고 규제할 수 있지만 4차 산업에 중국이 먼저 도달한다면 적어도 기술 독립을 할 수 있다. 이게 중국의 장기적 전략이다

이 두 가지 전략으로 묵묵하게 가면 반드시 이긴다. 이게 중국의 민족주의이며 민족주의 이전에 있는 공산주의도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붕괴되고 자기들이 된다는 것이 거의 신앙처럼 신념처럼 가고 있다

2017년 우리한테 참 기막힌 교훈을 줬다. 마치 미국이 가장 강할 때 내부에 상징적인 두개의 공격을 당했듯이 우리는 북한과 체제 경쟁을 하고 우리가 이기면 평화가 오는 줄로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북한보다 한 50배 정도 잘 살고 있다.

세계 1위의 국가를 동맹으로 갖고 있다고 해도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2017년이 우리한테 준 역설적인 교훈이다. 왜냐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북한이 시리아나 이란처럼 따로 떨어져 있는 국가였으면 벌써 미국이 때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저렇게 방방 뜨는 것은 우리가 인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일 평균을 내면 한 40만 명의 미국인이 여기 있다.

한국을 1994년에 불바다로 북한이 위협을 했을 때 살고 있던 미국 인구는 10만 명 정도였다. 4배가 뛰었다. 미국이 함부로 북한을 때릴 수 없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설득해서 평화를 가져와야 된다는 것이 목적이다.

2018년은 우리한테 엄청난 희망을 줬다. 하노이와 싱가포르이다. 하나는 성공해서 너무 기뻤고, 하나는 너무 안타까웠다. 하노이를 생각하면 밤에 자다가도 속이 상한다.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90년대 이후에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문제는 우리의 문제에 우리의 손을 많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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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과 평화주의에 달렸다

일단 북한이 핵을 가진 이유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90년대 초에 우리는 소련, 중국, 헝가리, 동유럽 국가들과 연속적으로 수교를 맺었다. 처음에는 뜻이 그게 아니었고 북한을 미국과 일본과 서유럽을 연결시키는 교차 승인이었다. 근데 우리가 중간에 욕심이 생겼다. 북한을 조금만 밀면 죽을 것 같았다. 동독이 붕괴하는 것처럼 북한이 붕괴할 줄 알았다.

동유럽이 다 붕괴되는데 북한이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딱 멈춰버렸다. 그때 끌어냈어야 되는데. 북한을 조금만. 그게 바로 김영삼 정부의 대실패 착오 중에 하나이다. 그때 나온 게 붕괴론이다. 근데 북한은 붕괴 안되고 핵까지 만들었다.

그때 이후로 30년이다. 북한의 핵 문제가 미국하고 부딪히게 되고 또 지금 유엔 제재를 하고 있는데 우리끼리 나가면 유엔 제재 위반국이 된다. 우리는 두 가지 정체성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를 선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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